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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인생] 무병장수 식습관? 배고플 때, 조금씩, 자주 드세요

sdsaram 0 1982
공복감 없이 습관적으로 먹는 식사는 해로워…고단백·고지방보다 채식위주 식단 바람직

새해 벽두부터 '소식(小食)'과 '1일 1식'이 세간의 화제다. 지난해 가을 일본 의사 나구모 요시노리가 쓴 '1일 1식'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소식의 한 방법으로 하루 한끼를 먹으면 비만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혈관이 깨끗해지고 피부가 매끄러워지며 면역력이 증강되고 뇌가 활성화돼 건강하게 오래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나구모 요시노리 박사를 단독 인터뷰한 뒤 국내외 저명한 의사들과의 지상 대담을 싣는다.

○열량 과잉 시대를 사는 현대인

1일 1식은 하루 세끼라는 숫자에 연연하지 말고 적정 열량을 균형잡힌 식단 아래 섭취하라는 교훈을 준다. 하지만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식문화를 감안할 때 실천하기도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있다. 물론 소식이 장수에 이롭다는 것은 이미 의학계의 상식이다. 장수마을의 많은 노인이 소식을 실천하고 있다. 재미의사인 유병팔 텍사스주립대 석좌교수, 이상구 박사, 생명철학자인 고(故) 다석 유영모 선생과 그의 제자들이 소식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유 교수는 "과식을 하면 몸 속에 활성산소가 많이 생겨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킨다. 세포 호흡에 관여해 세포 내 발전소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가 특히 많이 손상된다"고 말했다. 췌장의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면 당뇨병, 뇌의 미토콘드리아가 다치면 치매라는 학설도 제기되고 있다. 이상구 박사는 "소식을 하면 그만큼 활성산소가 덜 생성되므로 세포가 손상될 가능성도 낮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세포는 점차 늙어가는 게 아니라 일정 시점에서 급격하게 노화돼 사망에 이른다는 게 노화학회의 정설이다. 따라서 '9988234'(99살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2~3일 아프다 죽는 일)를 실천하려면 소식이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고 유영모 선생은 "하루 세끼 음식을 먹는 것은 짐승의 식사법이요, 두끼는 사람의 식사, 한끼 음식이 신선의 식사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삼시세끼를 다 먹고도 또 간식과 야식까지 챙겨먹는 사람을 '잡식놈'이라고 불렀다.

○공복, 면역력 키운다

나구모 요시노리는 굶으면 '시르투인'(Sirtuin) 유전자가 활성화돼 세포의 소멸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배가 '꼬르륵~'할 때까지 음식을 먹지 않고 있으면 신체 내에서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면역력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계속해서 먹는 것을 습관적으로 주입하기 때문에 몸이 스스로 허약체질로 변해간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1일 1식'에 따른 문제점도 적지 않다.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하루에 한끼를 먹으면 폭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고도비만 환자들은 최후의 방편으로 1일 1식을 하지만 결국은 다이어트에 실패해 병원을 찾아오기 때문에 결코 다이어트 방법으로도 합당치 않다"고 말했다. 결국 식사량과 식단의 구성이 문제이지, 식사 횟수가 건강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하루 한끼 식사는 '아침밥을 먹는 게 좋은가, 안 먹는 게 좋은가'하는 논쟁과도 맥이 닿아 있다. 나구모 박사와 고 유영모 선생은 하루 한끼 저녁식사만 실천했다. 나구모 박사는 아침을 굶어도 뇌가 포도당을 쓰고 나면 케톤체(체지방을 태워 나오는 대체에너지원)를 쓰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틀린 이론은 아니지만 아침밥은 적게라도 챙겨먹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주 조금씩 자주 먹어야…"

배고플 때에만 먹는 것도 이론상 나쁜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우며 역시 폭식의 부담이 있다.

이론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제대로 된 식사를 아주 조금 자주 먹는 것이다. 소식을 실천하면 처음에는 기력이 빠지지만 인체가 적응하면 장기적으로 육체적, 정신적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특히 비만한 사람은 소식 실천으로 몸이 가벼워지고 뇌활동이 왕성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하지만 소식을 실천한다고 고열량 정크푸드로 때우면 에너지를 몸에 저장하려는 인체생리상 비만이 심화되기 쉽다.

유병팔 교수는 "절정의 성장기 이후에는 열량 섭취량을 30% 줄이면 장수할 수 있고 오히려 활력이 높아진다"며 "고단백·고지방 식단을 버리고 비타민·무기질·섬유소가 풍부한 채식 위주의 소박한 식단을 꾸리라"고 권고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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