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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경기 티켓 구매 요령

김선생 4 6618

안녕하세요,

지난 번 샌디에고 산불관련 글을 올린 후 진짜 오래간만에 포스팅을 합니다.

한국팀의 선전덕분에, 또 이곳 샌디에고에서 2라운드 경기가 열리는 덕분에 많은 분들이 펫코파크에서 직접 한국팀의 경기를 관전하실 생각인 듯 합니다.

그런데... 펫코파크에 한 번도 안 가보셨거나 또는 야구경기 관람 자체가 처음이신 분들이 있다보니 어떤 자리에 앉아야 좋을지, 또 표는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지 궁금해 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평범한 야구팬으로서, 또 2006년 경기를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여러분의 경기관람에 도움이 되시도록 몇 가지 도움말을 드릴까 합니다. 순전히 제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표를 사실 때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글 내용이 도움이 되신다면 댓글을 다시는 센스를 부탁드릴께요. ^^ 

1. 한국팀을 함께 응원하려면 어느 쪽에 앉아야 하나요? 1루? 3루?

앞으로의 경기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일단 이번 일요일 첫 경기만 놓고 보자면 가능하다면 1루쪽에 앉으시면 될 겁니다. 한국팀이 1위로 올라와서 홈팀이 되고, 1루쪽 덕아웃을 쓴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2006년의 경우를 보아도 그렇고... 사실 몇 만명이 들어가는 펫코파크이다 보니, 한국분들이 모여앉으셔도 전체적으로는 드문드문 앉은 것처럼 되더군요. 일부 단체에서 말그대로 단체로 오신 경우를 제외하면 다른 팀을 응원하는 관중 (또는 한국사람이 아닌 관중)과 어느 정도는 섞이게 되지요. 저도 제 바로 옆에 이치로를 응원하는 미국 가족과 앉아서 경기를 관람했었거든요. -_-;; 오히려 응원의 응집도는 몰려 앉은 것에서 나온다기보다 기운차게 외치는 "대~한민국"에서 나왔지요.

그러니.. 이미 아웃필드 쪽이나 3루쪽 등에 이미 자리를 확보하신 분들은 크게 걱정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

 

2. 표를 사려다보니 좌석구분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네요. 어떤 자리에 앉는게 좋을까요? 

많은 분들이 '비싼 자리가 좋은 자리'라고 생각하시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좌석의 선호는 정말 사람에 따라 많이 달라서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정답은 없지요. 

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쩌다 한 번씩 야구를 보러 오시는 분들이라면 Upper Infield (양쪽 모두) 또는 1루쪽 Upper Reserved 정도가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섹션 300-317; 15일 경기의 경우).  가격도 Upper Reserved의 경우 1인당 35불이니까 부담도 덜하구요.

여유가 있으셔서 1인당 60-70불 이상인 필드박스나 테라스쪽에 앉으시는 것도 좋겠지만, 경기 전체 흐름을 한눈에 보기에는 이 좌석들이 어떤 면에서는 더 좋거든요. 특히 펫코파크는 설계가 잘 되어있어서 다저스타디움과 달리 3층(?)인 Upper Reserved 등에서 봐도 오히려 필드박스 뒷 줄(row)보다 더 경기가 잘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선수들을 더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필드박스 섹션 101~113 앞쪽이 가장 좋지요. 저 개인적으로는 그물망 뒤에 앉아서 경기를 보면 답답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서 어쩌다 가끔씩만 선택하는 자리이긴 합니다만.. ^^  그래도 펫코파크는 다른 경기장에 비해 좌석의 경사가 큰 편이라 앞에 덩치 좋은 사람이 앉아도 불편한 건 별로 없습니다.

외야쪽 좌석 (섹션 115 이후, 225 이후, 323 이후)도 경기관람에는 별 불편이 없으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겁니다. 특히 이쪽 좌석들은 홈런이나 파울타구를 받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서 또다른 재미도 있지요.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섹션 129 이후의 좌석에서는 투수의 투구내용이 잘 안 보이는 단점이 있어 가급적 선택하지 않기는 합니다.

 

3. 한국전 경기는 보고 싶은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 걱정입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이건 높은 환율때문에 고생하는 유학생분들에게 특히 절실한 질문일 것 같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요. 

위에 말씀드린 Upper Reserved는 '지정좌석'에 앉는 자리 가운데에는 가장 저렴한 좌석이고, 펫코파크에는 그 외에도 블리쳐(Bleacher)와 파크 패스(Park Pass)라는 티켓이 있습니다. 블리쳐는 센터필드 뒷쪽의 간이좌석인데, 앞에는 모래밭이 있어서 어린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해놓았죠. 비록 경기장 외야 바깥쪽이 직접 보이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바로 옆에 대형 스크린이 있어 경기장면을 계속 보여주기도 하고, 또 부모와 함께 경기장에 간 어린아이들이 모래밭에서 놀 수 있기 때문에 부모입장에서는 남 눈치 안보면서 편하게 경기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곳입니다. 블리쳐 좌석은 지정석입니다.

파크 패스는 원칙적으로는 일종의 입석인데, 실제로는 블리쳐 뒷쪽의 잔디밭에 매트 같은 거 깔고 앉아서 (심지어 누워서) 피크닉을 하면서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볼 수 있지요.  바로 옆의 Park at the Park에서 야구관련 이벤트도 많이 하고 해서, 어린 아이들과 함께 경기를 보는 가족단위의 야구팬들을 흔히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블리쳐에 앉든 잔디밭에 앉든 경기장의 열기는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알뜰하게 경기를 즐기고 싶은 분들께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파크패스를 구입한 후 잔디밭에 앉지 않고 경기를 직접 가까이서 보고 싶다면, 경기장 이곳저곳에 서서 볼 수 있는 자리에서 보면 됩니다. 일부 자리의 경우는 진짜 명당이라서 (서서 볼 각오만 한다면) 웬만한 좌석에 앉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위치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경기내내 서 있어야 하니 모든 분들께 추천할 만한 옵션은 아니지요.

이 두 티켓은 원래 부담없이 야구경기를 즐기려는 팬들을 위한 것이라 가격이 무척 싼데 (원래 파크패스 5불)... WBC 사무국에서 돈독이 올라서 그런지 일반 시즌경기의 거의 3배 가격을 받더군요 -_-;;  WBC 2라운드 경기의 파크패스는 15불이고, 블리쳐 좌석은 20불입니다. 

파크패스가 입석이긴 하지만 경기당 팔리는 티켓 수의 제한이 있으니, 만일 구입하실 생각이라면 경기 당일날 말고 미리 구입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4. 어느 곳에서 티켓을 사는 것이 좋을까요? 온라인? 크레이그 리스트? 경기장 티켓 부스?

여러 사정상 직접 경기장에 미리 가서 구입하실 수 없다면 WBC 홈페이지에서 구입을 하셔야겠지요. 하지만 잠시라도 짬을 내실 수 있다면, 특히 여러 장을 구입하시는 경우라면 펫코파크 티켓 부스에 직접 가셔서 사시는 편이 낫습니다. 온라인 구입을 하시면 각종 수수료를 부과하는데, 현장에서는 수수료없이 티켓값만 내거든요.

만일 원하시는 티켓을 구하기 힘든 경우라면 크레이그 리스트에 올라오는 티켓들을 유심히 살펴보시는 것도 괜찮습니다. 다만, 꼭 구입전에 티켓이 'hard ticket'인지 확인하시는 게 필요하지요. 간혹 email로 티켓을 보내준다는 경우가 있는데... 물론 제대로 된 티켓을 보내오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가끔 같은 티켓(이메일)을 여러 명에게 팔아먹는 나쁜 친구들이 있으니까요.

앞으로의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한국팀의 첫 경기(일요일)는 매진사례가 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제 짐작이라... 조금만 부지런하게 움직이시면 원하시는 티켓을 구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5. 기타: 펫코파크에서의 경기관람시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1) 야간경기는 - 특히 요즈음 날씨를 고려한다면 - 무척 춥지요. 든든히 겨울옷들 챙겨입으시고, 가능하시다면 얇은 담요같은 것도 챙겨가시면 좋을 겁니다. 

2) 한국팀 모자나 유니폼 등은 아직 펫코파크의 Padres Store에서 팔지 않더군요. 한참 매장을 재구성하고 있었는데, 직원말로는 이번 주 금요일 정도면 WBC 아이템 판매를 개시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3) 펫코파크의 매점 및 식당 등은 종류도 많고 음식도 대체로 괜찮은 편입니다. 다만 가격이 좀 세죠 (다른 구장들에서도 그렇긴 합니다만). 음식은 깨지지 않는 작은 용기에 담아가면 반입가능하니까 간식거리를 챙겨가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과일의 경우에는 통째로 못 가지고 들어가고, 조각으로 잘라진 것만 들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물론 꼼꼼히 조사 안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이상입니다. 혹시나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 분들은 질문주시면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 답변드리겠습니다.  이 글에 대한 반응을 봐서 펫코파크 교통편이나 주차 관련된 정보도 다시 포스팅하겠습니다.

한국팀의 샌디에고 첫 승을 기원하며....

 

추가: 지금보니 이벤트 참여하려면 한국과 일요일 첫 경기에서 맞설 팀을 예상한 것도 글에 포함시켜야 하네요...-_-;; 뭐 이벤트에 당첨(?)될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일요일 경기를 한국 vs. 멕시코로 다른 분들과 비슷하게 예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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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현장구매 2009.03.10  
인터넷으로 사시면 fee가 따로 붙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확실하진 않지만 70불 인필드 자리를 구매할때 6불의 fee가 붙을겁니다.. 이왕이면 티켓부스에 가셔서 사세요..
김선생 2009.03.12  
티켓부스에서 경기 당일이 아니더라도 미리 티켓을 팝니다. 단 경기가 있는 날이 아니면 티켓부스는 일반적인 근무시간(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정도?)이니까 참고하시길.
ㄱㄱㅇ 2009.03.12  
\티켓부스에는 당일날사러가야하는건가요?
티켓부스 2009.03.12  
아악 티켓부스에서 사면 fee가 안 붙는군요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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