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신앙 코너

좋은 아빠 되기 프로젝트(4)_유머를 개발하라

sdsaram 0 9178
어느 주일 아침, 온 가족이 교회를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운전하고 옆에는 어머니가 앉았고, 그 뒤로는 초등학생들인 두 형제가 타고 있었습니다. 여느 때와는 좀 다르게 좀 무거운 침묵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 때 불쑥 아버지가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어떤 집에 초등학교 4학년에 다니는 어린 소년이 있었는데, 얼마나 믿음이 좋았는지 주일 예배에 빠지는 법이 없었고, 절대로 늦지 않으려고 애를 썼대. 우리 아들들과 비슷했나 봐. 
그런데 어느 주일 아침, 좀 늦잠을 자는 바람에 늦게 집을 나서서 발을 동동 거리며 교회로 향했다는 거야. 마을버스를 타고서도 계속 ‘하나님, 저 늦지 않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면서 갔어. 다행히 버스는 막히지 않고 곧장 달려서, 그 아이는 계속 ‘하나님 고마워요.’라며 갔대.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자마자 막 뛰어서 교회로 들어갔고, 계단을 오르면서도 계속 기도했어. ‘하나님 저 빨리 뛸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그러다 너무 서두르는 바람에 계단을 헛디뎌 그만 넘어지고 말았어. 얼마나 아프고 당황했겠니? 그런데 이 아이가 넘어져서 뭐라고 그랬는지 아니? 알아맞히는 사람은 오늘 저녁 아빠가 선물을 하나 준다.” 그러자 아이들은 한 마디씩 하기 시작했습니다. 큰 아들은, “아이 오늘 재수 되게 없다.” 둘째 아이는, “아이고 오늘 좀 일찍 나올 걸.”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보고 “당신은 뭐라고 그랬을 것 같소?” 그러자 엄마는 “아이고 하나님 아파요! 그랬을 것 같은데.” 라고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쭉 둘러보더니, “음 그 아이가 하는 말이, ‘하나님, 그렇다고 미시면 어떻게 해요?’라고 했대.” 모두들 까르르 웃고 분위기는 금세 바뀌었습니다.

사실, 그 날은 아침에 교회 가는 문제 때문에 집을 나서기 전에 조금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요즈음 들어 교회 예배에 자주 늦는 일이 발생되어 좀 짜증이 나 있던 아버지가 “내일은 좀 일찍 서두르자!”라고 주의를 주었건만 역시 주일 아침에 아이들이 또 늦장을 부리는 바람에 아버지는 화가 나서, “야! 이제 이렇게 늦게 가려면 가지 마! 너희들은 집에 있어! 아빠가 어제 뭐라고 그랬어. 오늘은 좀 일찍 서두르자고 그랬잖아!”라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던 것입니다. 차 안에서도 계속 분위기는 차갑고 무거웠습니다. 얼마동안 그렇게 가다가 어머니가 너무 분위기 무거운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말 저말을 했지만, 아이들이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앉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아버지의 유머가 분위기를 완전 바꿔놓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유머의 위력입니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힘, 치유의 능력도 있고, 교훈의 기능도 있는 것이 바로 유머입니다. “다음엔 너희들끼리 알아서! 가든 말든 마음대로 해! 이젠 늦으면 너희들 데리고 안 간다.”라고 야단을 치는 것보다. 간단한 유머를 통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몇 배나 더 강력한 교훈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평소에 아버지가 집에서 유머를 가끔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타고난 유머 감각의 사람들도 있지만, 어느 정도의 유머 감각은 훈련을 통해서 충분히 개발될 수 있습니다. 가정이 천국이 되려면 웃음이 있어야 합니다. 웃음이 사라진 가정은 이미 가정이 아닙니다. 수 년 전 부모를 잔인하게 죽인 한 대학생의 형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중학생 이후엔 웃어본 기억이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웃음이 사라진 가정은 슬픈 가정입니다. 웃음이 사라진 가정이 어쩌면 가장 역기능적인 가정일지도 모릅니다. 숨 막힐 듯한 분위기, 냉소적인 대화 이런 것이 어린 영혼의 인격을 파멸시켜 간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를 죽인 아들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부모님들이 나의 인격을 파멸시켰고, 사회성을 박탈했습니다.”라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집 안에서는 웃음이 있어야 합니다. 아버지는 가정의 영원한 기쁨조입니다. 아버지는 가족들을 웃게 할 책임이 있는 사람입니다. 거울은 혼자서 웃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웃어야 어머니가 웃습니다. 어머니가 웃을 때, 자녀도 함께 웃습니다. 따라서 아버지가 웃을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유머 감각을 개발하십시오. 자녀들은 아버지를 따라 갈 것입니다. 최근 유머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소개가 되고 있습니다. 사람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도 하고, 창의력을 개발하는 데도 유머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아니 현대 리더십의 가장 중요한 덕목의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유머 감각이며, 좋은 배우자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로 꼽는 것도 바로 유머 감각입니다. 유머는 사람과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고, 유머는 문제 해결을 용이하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어려서부터 개발시켜 주어야 합니다.

사실 결혼 생활을 하면서 유머 문제 가지고도 저는 제 아내와 많이 다투었습니다. 제가 유머를 하면, 제 아내는 늘 “왜 그렇게 쓸 데 없는 소리, 실없는 소리를 하냐?”라고 정색을 하면서 저를 나무랐습니다. 저는 저대로 “아니 그런 이야기를 하면 좀 어떠냐? 얼마나 사람이 여유가 있어 보이느냐?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데도 도움이 되고...”라고 말했습니다. 제 아내가 “왜 그렇게 채신머리없는 짓을 하느냐?”라고 응수하면, 저는 “왜 그렇게 사람이 꽉 막혔냐?”라고 대꾸했습니다. 제 둘째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그 당시 유행하던 유머를 가지고 와서 들려주었습니다. “어느 집에 아들이 둘 있었는데, 형의 이름은 종철이고, 동생의 이름은 막철이었대요. 어느 날 엄마가 도시락을 미처 싸지 못해서 학교에 가지고 갔는데 수위 아저씨가 몇 학년 몇 반이냐고 물었대요. 그런데 반이 생각이 안 난다고 하니까, 이름을 부르라고 해서 ‘종철아!’라고 불렀더니, 학교에서 일하시는 아저씨가 졸다 그 이야기를 듣고 종치라는 소리인줄 알고 종을 쳤대요. 종철이가 나와서 도시락을 가지고 들어가자 이번에는 둘 째 아들 이름을 불렀대요. ‘막철아!’ 그랬더니 그 아저씨 종을 막 쳤대요. 종을 막 치자 수업이 끝나는 줄 알고 수업을 끝냈대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야 그거 신났겠는 걸. 종철이 막철이 때문에 수업도 일찍 끝나고... 좋았겠다. 그치 ?’라고 이야기했지만, 제 아내는 그런 부자의 모습을 보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혀 다른 분위기의 가정에서 자란 탓이란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엄격하고 늘 비판과 지적을 주로 하셨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제 아내는 아예 유머 같은 것은 상상 할 수도 없었습니다. “여자가 무슨 말이 많아!” 그 한 마디로 모든 것이 다 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매우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자랐습니다. 제가 공부를 못해서 형들이 저에게 “어물전 망신 꼴뚜기가 시킨다.”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했을 때, 아버님은 “그만둬라. 이다음에 쟤 한 자리할 애다.”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부드럽고 위엄 있는 태도로 말씀하셨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분명 유머였습니다. 그것도 아주 대단한 유머였습니다. 저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유머 감각을 키워나갈 수 있었고, 창의력을 개발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타고난 유머 감각을 가진 사람은 아닙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들려준 유머를 듣고 메모해 놓기도 하고, 책에서 본 유머를 암기하면서 제 이야기체로 만들어 보기도 합니다. 제 것으로 소화해 내는 거지요. 그리고 아이들과 아내에게 들려줍니다. 자녀들이 우스갯소리를 할 때도 재미있게 잘 들어주어야 합니다. 절대로 “쓸 데 없는 소리” “실없는 소리”라고 하지 마십시오. 물론 주변의 사람을 깔아뭉개는 유머는 좋지 않습니다. 아버지에게는 자녀들의 건강한 유머 감각을 키워줄 책임이 있습니다. 그 유머 감각이 자녀들을 사회성이 높고 관계를 잘 맺고, 어떤 문제가 일어나든 여유 있게 대처해 나가는 그런 성숙한 리더십으로 성장하게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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