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
오늘 간만에 와이프와 함께 시온마켓에서 장을 봤습니다.
아침 6시반에 일어나 힘든 몸을 부추겨 세워 커피한잔에 의지하여 오늘도 하루를 무사히 버텼군요.
일이 끝난 후, 사랑하는 와이프 얼굴을 보며 장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오랜만에 느낄수있는 사소한 행복이었습니다.
와이프를 먼저 시온마켓으로 들여보내고, 제가 뒷따라 갈때 쯤 마켓내 맹인견이 눈에 띄였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당연히 맹인분께서 장을보고 계셨습니다.
저는 볼 수 없다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기에, 순간 그 맹인분께서는 어떻게 장을 볼수있나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 짧은 생각이 미처 내 머리를 떠나기 전, 맹인분 옆에 계시는 시온마켓 메니저님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맹인분께서는 메니저님의 옷깃을 꼭 붙잡고 메니저님의 상품에 관한 설명을 듣고있었지요.
얼마전 불친절한 서버에 관한 글을 이곳에서 읽은적이 있습니다. 저도 이민 11년차이며 대학교 졸업할때까지 서버로 약 6년동안 일을 했습니다.
서버도 물론 서비스업에 속하지만 그 전에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졸업 후, 두곳의 회사에서 일해보며 느낀것은 어떤 좋은 회사에 들어간다 하더라도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지만 또한 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비록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서버가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해도, 공개적으로 그분의 생김새나 인상착의 등을 언급하여 비난과 비판하는 글을 커뮤니티에 올리는것은 어쩌면 저에게는 이 힘든 세상을 조금더 슬프게 만드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만약 그 글쓴이가 서버의 나쁜 서비스 때문에 기분이 많이 상했다면, 식당 메니저에게 정식으로 컴플레인을 하는 것이 조금더 바람직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은 제가 한국에서 살면서 느꼈던것 처럼, 학업에서 무조건 1등을 하고, 경쟁에서 승리하고, 직장에서 남들보다 인정받아야지만 행복한 세상만은 아니었으니까요.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을 모두 가질수 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가 모두 준비되었을때, 주변의 놓치고 있던 행복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간만에 행복한 모습을 보고 감정적인 글 올려봅니다.
사진이 문제가 될 시에는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이민자 여러분 그리고 한국에서 이곳 이민자분들보다 더 힘든삶을 사시는 분들, 모두 힘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