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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에서 복원된 고 신승희 양의 1년 전 일기

미안합니다 0 1418



"잘 안다. 우리 가족 지금 많이 힘든 시기라는걸 잘 안다. 오죽했으면 단 한 번도 눈길 주지 않았던 저소득층 신청서를 냈을까. 난 하나도 부끄럽지 않다. 솔직히 난 이게 됐으면 좋겠다. 그럼 엄마 아빠의 등이 좀 가벼워질테니까. 지금 내가 우는 건 왜일까? 난 강해져야 한다. 우리 가족을 책임지고 싶으니까."

승희는 악착같이 공부해 얼마 전 장학금을 받았고, 60만원을 부모의 여행비로 부모 통장에 입금시켰다. 딸이 보내준 부모의 여행은 세월호 사고 불과 나흘 전의 일이었다.

수학여행을 떠난 뒤 엄마는 승희가 남긴 편지를 발견했다.

"엄마 아빠에게. 안녕, 오늘 제주도로 가게 되는 승희라고 해요. 내가 수학여행 가는 거 때문에 일주일간 예민하게 굴어 미안합니다. 엄마 아빠 탓이 아닌 거 아는데도 괜히 심술부렸어. 그래도 승희 비위 맞추려고 애쓰고 챙겨줘서 정말 정말 고마워요. 이번에 승희가 돈을 엄청 썼지만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해… 3박 4일 재밌게 놀다올게. 그리고 갔다오면 열공 빡공 해야지. 엄마 어젯밤에 고생해서 같이 밖에 나가줘서 고마워. 나 없는 동안 셋이 재밌게 보내~ 사랑해. 승희가."

나 없는 동안 셋이 재밌게 보내라는 승희의 편지는 엄마 아빠에게 보내는 마지막 인사로 남았다."

 

- Jtbc 9 손석희 뉴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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