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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아이와함께

아이엄마 0 2776
윗글에 꼬리글 쓰신 글들을 읽으면서 그냥 제 생각을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원글을 쓰신 분이 듣고 싶어하시는 의견은 아니겠지만
어쩌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곳에 살다 보면 한국에서 아이 데리고 오시는 분들 참 많이 만납니다.
그런데 저 같아도, 가까이 대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기적이라 그러실지 모르지만,
몇번 가까이 지냈다가 씁쓸한 경험들을 많이 해서,
이제는 될수 있으면 안 부딫히고 살려고 합니다.

문제는 한국에서 오는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고,
엄마가 문제입니다.

한국에서 여성이 일하러 또는 공부를 하러, 즉, 자기 개발 내지는
자아 실현을 위해서, 오시는 분들은
그냥 본인만 오시는 것이 좋을 거 같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본인 혼자도 적응하려면 힘들거든요.
아이를 데려오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라는데
의의 없습니다.
저 같아도 그런 경우가 된다면 그런 욕심 생기는 당연하리라 봅니다.

그런데,
그렇게 오셔서, 결국 주변분들에게
너무 많이 피해를 주시는 걸 많이 봤습니다.


아이가 아파서 새벽에 옆집 아저씨한테 부탁해서 병원가서
다음날 일하러 가야 하는 옆집아저씨는 병원가서 날 꼬빡 새고 오는 경우
(차가 없어서가 아니라 영어가 안 되니까),
엄마가 학회를 가야 해서, 옆집 한국집에 아이를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두서너달 맡기는 경우,
주말에 공부한다고 옆집 한국집에 노상 놀러보내는 경우,
조금만 무거운 게 있어도 옆집 아저씨 불러서 도와달라고 부탁하고
자기는 직원부리듯 손가락 질만 하는 경우,
등등, 참 많이 보았습니다.

전 한국에 더 많은 여성들이
외국에 나와서 공부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여기와서 제가 느낀 것은 한국에 여성들,
참 공주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결혼을 했던 안 했던, 남에게 의지하고 부탁하는 것에 대해
별로 어려운 줄을 모르는 사람들이 참 많은거 같다고 느껴집니다.
물론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제가 본 많은 분들이 그렇더군요.


저 또한 공부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아줌마입니다.
여기 오래 산 저같은 사람에게도 아이랑 함께 공부하는거 쉽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자아실현이
다른 가족에게 짐이 되는 일이 되어서는 안되지요.

물론 개개인 마다 다릅니다.
다른 분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아이 잘 키우시면서
공부 열심히 하실수 있습니다.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글 쓰신 분이 여기와서 남에게 피해를 줄거란 말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위에 " 괜히 심술" 이라 쓰신분의 글이 공연히 심술을 부리려 한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몸에 좋은 것은 입에 쓰단 말이 있습니다.
귀에 거슬리게 들리실지 모르지만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해보십시요.

아프리카나 중국교포가
한국에 게시판에 우리 아이랑 공부하려고 한국에 가는데
홈스테이를 하려고 합니다.하는 걸 보시고
선뜻 아 내가 나서서 우리집에서 도와주어야겠다 하는 맘이 드는 사람이
솔직히 몇명이나 될까요?
물론 직업적으로 홈스테이를 하시는 분들의 경우는 다릅니다만.


뜻하지 않게 길어졌습니다.
정리하면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가보면 어떻게 될거야 하는 기대만 가지고 오시면,
결국은 남들에게 부탁하고 의지하고 그럴수 밖에 없지요.
기대가 많으면 실망이 많고 서운한게 많아질수 밖에 없구요.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고 좋은 사람들 참 많습니다.
맘 단단히 드시고 오셔요.
남편없이도, 남의 도움없이도, 나 울지않고 겁내지않고 잘 할수 있다
하는 각오 단단히 하시고 오셔서 그렇게 지내시면,
주변에서 따로 부탁하지 않아도 다들 알아서 도와주실거라 믿습니다.

결국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거든요.
Good L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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