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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한인회 극한 대립 속 정기이사회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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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극한 대립 속 정기이사회 무산 

 샌디에이고 한인회는 지난 7일 한인회관에서 ‘12월 정기이사회’를 열었으나 김남길 회장 측과 회장권한대행 측 사이의 극한 대립이 재현돼 결국 단 한건의 안건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김 회장이 소집한 이날 이사회는 지난달 29일 법정에서 서로 만난 이후 양 측의 첫 공식 대면이라는 점에서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으나 역시 양 측의 입장차를 좁히기에는 그 간격이 너무 컸다.
 개회 예정시간인 7시30분을 20분 정도 넘겨 시작된 이날 이사회는 처음부터 양측의 설전이 오가는 긴장감 속에 진행됐다. 특히 김 회장이 자신은 자진사퇴 후 이를 번복했지만 이세중 이사장은 현재 사퇴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 권한을 인정할 수 없다는 요지의 발언을 하자 회장권한대행 측이 맹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이 이사장은 “같이 동반사퇴해 놓고 지금 와서 자기(김 회장)는 회장이라고 하고 나는 전임이라고 하니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고 이묘순 수석 부회장은 “동반사퇴한 두 사람(김 회장과 이 이사장)이 동반 복귀해야 한다”며 이사들의 동의를 구했다.
 그러자 김 회장 측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고 회장권한대행 측도 이에 맞대응했으며 김 회장은 갑자기 참석 이사들에게 “일괄사표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김 회장의 이사 전원 사퇴요청이 제안된 직후 김 회장 측에서는 동의와 제청이 이어졌으며 회장권한대행 측은 곧바로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일순간 한인회관은 난장판으로 변했다.
 이어 김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회의진행이 어렵다”며 정회를 선포하고 의사봉을 두드렸고 이를 빼앗으려는 이 수석부회장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김 회장이 정회를 선포한 이후, 양측의 주요 관계자들은 한인회관에 남아 서로를 비난하는데 치중했다. 특히 조순길 이사와 이날 이사회를 참관하던 김 회장의 부인인 케이시 김씨 사이에서는 험한 말이 오가는 설전이 이어졌으며 알렉스 리 씨와 이 이사장, 백헌명 씨 간에도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또 이날 이사회에 참석했던 무도인 강무영 씨는 지난해 한인회장 선거 직후, 김 회장과 장양섭 후보가 임영상 당시 한인회장으로부터 돌려 받은 것으로 알려진 ‘공탁금’에 문제가 있음을 제기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김 회장 측이 부른 것으로 알려진 두 명의 시큐리티 가드와 함께 시경찰국 이스턴 디비전 소속의 두 경관이 배석, 샌디에이고 한인회 분규의 실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
 한편 회장권한대행 측은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노선으로 김 회장과 이 이사장의 동반 복귀를 내걸고 있다. 이묘순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선거에서 김남길 회장의 당선을 위해 이세중 이사장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생업을 뒤로 하고 갖은 수고를 아끼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자기 입맛대로 한인회 인선을 다시 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두 사람의 동반 복귀 외에는 해결책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한인회는 봉사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모여야 한다”면서 “앞으로 참신한 인재를 영입, 봉사하는 한인회를 만들어 가겠다”며 새로운 인선계획을 굽히지 않았다.


선거공탁금 반환문제 분출 

 1년 전 제 26대 한인회가 27대 한인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김남길 씨와 장양섭 씨에게 돌려준 2만 달러의 적법성에 관한 문제가 최근 샌디에이고 한인회 사태의 새로운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당시 임영상 한인회장은 선거가 끝나고 두 후보들에게 선거비용조로 1만 달러씩을 돌려줬는데 최근 한인회 분규사태가 더욱 악화되면서 과연 이 돈이 후보 공탁금을 그대로 내어준 것인지 아닌지를 놓고 이해 당사자들 간에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임영상 전임회장은 “당시 선거가 너무 과열됐고 양 후보들이 선거를 위해 지출한 비용이 각각 3만~4만 달러 정도나 됐다고 타운에 널리 알려졌었다”면서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재덕 한우회장이 나에게 직접 후보들에게 1만 달러씩 돌려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해 와 이사들의 동의를 얻어 선거비용 환불조로 두 후보에게 각각 1만 달러씩 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 이 문제로 이사회를 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 전 이사들과 개별적으로 접촉한 결과, 100% 찬성을 받아냈다”면서 “따라서 선거비용을 돌려 준 것은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이며 과거 한인회도 회장선거 시 후보들에게 비용을 환불한 관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재덕 한우회장은 이와 관련 “1년 전 김일진 한인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일부 회원들로부터 한인회장 선거에 나온 후보들에게 돈을 돌려주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개진돼 임영상 당시 회장에게 그 같은 내부의 의견을 전달한 것 뿐이지 한우회장의 입장에서 공식적으로 의견을 제시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일진 전 한인회장은 “당시 임영상 회장이 개인적으로 후보들에게 선거비용을 돌려주는게 어떻겠냐고 물어왔을 때도 절대 불가의 입장을 밝혔던 내가 한우회에서 환불하라고 주장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혔다.
 그러나 지역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이 돈의 성격을 놓고 전직 회장단이 낙선한 특정 후보를 돕기 위해 내준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선거비용으로 환불했다 하더라도 공금이 지출된 이상 차후에라도 영수증 처리가 됐어야 하는데 전혀 영수증이 첨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절차상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 후보들에게 돈을 내어 줄 때는 외부에 전혀 공개되지 않았던 이 사실이 두 달이나 지나 공개됐다는 점도 의문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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