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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지킴이’ 보람이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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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지킴이’ 보람이 크죠

SD 경찰국 이스턴디비전 자원봉사 샘 김씨

 

새해를 맞아 샌디에고 거주 한인 샘 김씨가 ‘한인타운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 아래 자원봉사 순찰대원의 일원으로 콘보이 한인타운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본지는 순찰차에 동승, 김씨의 활약상을 밀착 취재했다.


5년째 순찰활동… 한인사건엔 즉각 무선접촉
교통정리·독거노인 돕기 등 다양한 대민봉사


동승취재

이른 아침 7시30분. 샌디에고 시경찰국 이스턴 디비전 소회의실. 자원봉사 순찰대원(RSVP, Retired Senior Volunteer Patrol)인 샘 김씨(한국명 상윤·60)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당번인 소속 자원봉사 순찰대원 10여명과 함께 당직 경관의 브리핑에 귀를 기울인다.

순찰 루트 및 유의사항과 간밤에 관내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들이 전달된 뒤 대원들간 팀웍을 다지기 위한 토론과 무전기 등 순찰장비 지급이 이어졌다. 이같은 회의는 매주 금요일 아침마다 지난 5년 동안 줄곧 이어져 이제는 일상사가 됐다.

오전 8시. 김 대원이 에드워드 놀우드 파트너와 함께 312지구 순찰에 나서기 위해 순찰차에 탑승하는 순간 무전기에서는 연신 금속음이 귀를 울린다. 공항 인근에서 사고가 발생, 인근 지역을 순찰중인 경찰차와 앰뷸런스, 소방차를 호출하는 다급한 교신소리였다. 이 때 4대의 경찰 모터사이클도 쾌속음을 내며 각기 다른 방향으로 질주한다.

순찰지역 312지구는 콘보이 스트릿을 비롯한 한인타운 일대를 일컫는데 이곳은 근년 들어 멕시코, 베트남, 중국 갱들간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 이스턴 디비전 관할지역 중에서도 ‘요주의’ 순찰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2002년에는 갈등을 빚던 월남·중국 갱들간 오발사고에 어이없게도 당구장을 운영하던 한인 서모씨가 졸지에 운명을 달리하기도 했다.

김 대원은 서서히 순찰차를 몰아 콘보이 스트릿으로 접어든다. 소공동순두부, 월미도, 서울정, 중앙은행, 코리아하우스, 제일마켓, 봉희설렁탕, 한미은행, 아리랑, 산동반점, 대장금 등 한인업소가 입주한 주요 샤핑몰을 돌았다.

모든 업소의 문은 굳게 잠겨 있지만 전주집은 문이 반쯤 열린 가운데 개업을 서두르고 있었고 플라자 델 솔 몰에 있는 말죽거리는 이미 영업이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48시간 이상 한 곳에 주차된 차량을 발견, 즉각 경찰에 연락을 취한다. 또 업소 유리창이 파손된 것을 인지, 본부에 후속조치를 요청한다. 김 대원과 놀우드 대원이 순찰활동과 독거노인 방문 등을 무사히 마치고 귀대한 시각은 오후 4시. 근무일지를 작성하는 것으로 8시간에 걸친 봉사활동이 마무리됐다.

현재 한인은 물론 아시안 중에서 유일의 자원봉사 순찰대원인 김씨가 샌디에고 시경 이스턴 디비전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4년 5월. 당시 대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도 순찰대원으로 봉사하고 있던, 바로 옆집의 로버트 하우저맨의 봉사정신에 감명을 받아 순찰대원에 자원했다.

매일 8시간씩 총 48시간에 걸친 교통법규 및 무전기 사용법 등등 전문교육을 받고 월리엄 랜스다운 SD 경찰국장으로 부터 정식대원으로 임명됐다.

RSVP 대원은 순찰근무는 물론 ▲장애자 주차공간 위반 티켓발부 ▲범죄예방 및 사건해결을 위한 증언 ▲지문감식 ▲도난유기차량 적발 ▲교통정리 ▲도시 곳곳의 결함 보고 ▲독거노인 방문, 확인 ▲치매환자와 미아 찾아주기 ▲불법 낙서 적발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

특히 장기간 휴가로 인해 비운 집을 점검하거나, 거동이 불편하고 건강이 좋지 못한 독거노인들을 정기 방문,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일은 가장 중요한 업무 중의 하나로 꼽힌다.

김 대원은 “고국방문으로 1개월 이상 장기간 집을 비워야 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혼자 생활하는 경우 등등 어려운 상황이 발생, 연락을 하면 언제든지 무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서 한인들의 적극적인 활용을 당부했다.

샌디에고 경찰국 관할 내에서 한인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경찰 무전으로 먼저 자신에게 연락이 된다고 밝힌 김 대원은 “이제 우리도 봉사의 전면에 나설 때가 됐다”면서 범죄 및 신용불량 기록이 없고, 영어소통이 가능한 55세 이상의 한인이면 누구나 RSVP 요원에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6년 도미, 93년부터 샌디에고에 정착한 김 대원의 봉사정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미 15년 전부터 본국의 불우아동 돕기 운동에 참여해 왔으며 지난해 6월에는 RSVP의 선배인 어현수씨(6년 전 은퇴)와 함께 불우아동 돕기 샌디에고 지부를 결성, 1년도 안되어 76명의 회원을 확보, 본국 불우어린이에게 온정의 손길을 베풀고 있다.

연락처 (619)922-5152

<최갑식 기자>

샘 김 대원(오른쪽)이 순찰근무에 앞서 샌디에고 시경찰국 이스턴 디비전 새라 크레이튼 갭틴(왼쪽), 로버트 메기카 자원봉사 순찰대장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

샘 김 대원(왼쪽)이 콘보이 스트릿 한인타운에서 파트너인 에드워드 놀우드 대원과 함께 순찰근무 중 본부와 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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