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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고 출신 청각장애 딛고 LPGA 2부투어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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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이씨 10세때 골프 시작..주니어대회 휩쓸어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선천성 청각장애를 딛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진출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퓨처스(2부) 투어에 입성한 재미동포 1.5세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지난달 끝난 2008 퓨처스 투어 퀄리파잉대회에서 공동 26위를 차지해 풀시드를 확보한 이송이(20)씨.

그는 내년 3월부터 20여개의 대회에 출전한다. 퀄리파잉대회에는 324명이 참가했고, 이중 1-40위 선수가 풀시드를 받는다. LPGA 한국 낭자군과 로레나 오초아 역시 이 투어를 통과했다.

그의 아버지 이승호(50)씨는 4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청각장애로 인해 손의 감각이 정상인과는 달리 쇼트게임에 능하다"며 "내년 퓨처스 투어를 끝내면 LPGA 진출이 확실시 된다고 주변에서 말하고 있는데 투어 경비가 걱정"이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퓨처스 투어에서 상금 순위가 5위 안에 들면 2009년 LPGA 정식 투어의 자동진출권을 따낼 수 있다.

아버지 이씨는 "딸은 열 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골프계에 입문했으며 미국 청소년골프협회(AJGA)가 주최한 주니어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하는가 하면 각종 대회에서 우승해 주목을 받았다"며 "장애와 주변의 차별을 잘 극복한 딸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돌이 갓 지나 미국 샌디에이고로 이민한 이송이씨는 골프아카데미에 재학 중이던 아버지를 따라 다니다 열 살 때 골프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중.고등학교 때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지만 그에게는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청각장애란 사실을 밝히지 않았던 것.

이씨가 2005년 랜초버나도 하이스쿨을 졸업하자 여러 대학의 골프팀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쇄도했다. 그러나 그가 청각장애라는 사실을 알고는 모두 선발을 포기했다. 미국에서는 대학 선수로 활약하려면 일반 학과를 이수해야 하는데 스카우트를 제의한 대학들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빈약했다.

청각장애는 대학 입학 뿐 아니라 취직도 발목을 잡았다. 아버지는 "골프 외에는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딸과 가족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시련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오랫동안 방황을 하던 이송이씨가 다시 골프채를 움켜 쥔 것은 2006년 말. 그는 피나는 노력을 한 끝에 퓨처스 투어 입성이라는 쾌거를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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