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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 속에서 피어난 화합

중앙일보 0 7759 0 0
한인교회들 성전 대피소 마련·모금운동 펼쳐
전국 각지서 정성 답지…즉각적 봉사활동도
 
  샌디에이고 카운티 사상 최악의 재해로 기록될 2007년 산불이 지난 주말을 지나면서 기세가 완전히 꺾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직도 일각에서는 일부 비관적인 전망이 대두되고 있지만 정부 관계당국은 본격적인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샌디에이고 한인타운도 이제는 완전히 정상을 되찾은 모습이다. 지난 한 주 내내 한산했던 콘보이 한인타운은 이번 주 들어 평상시처럼 활기가 넘쳐나고 있으며 식당을 비롯한 각 한인업소들은 고객 서비스에 여념이 없다.
 29일 점심시간 때 콘보이 스트릿 선상의 한국식당을 찾은 한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산불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이날 국수마을을 찾은 강 모(샌마르코스 거주)씨는 동행한 직장 동료들에게 지난주 경찰의 소개령에 따라 대피했을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경찰의 명령에 따라 안전하게 대피해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며 화제진압과 주민대피에 최선을 다한 소방관과 경찰관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강 씨 일행은 특히 본보에 소개된 한인들의 피해상황을 화제에 올리기도 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의하면 이번 산불로 인해 주택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은 한인은 모두 3 가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랜초버나도에 거주하는 조성호 씨와 버나도 트레일 지역에 있는 김철우 씨 집이 전소됐으며 역시 랜초버나도 지역에 있는 또 다른 한인 소유 주택이 불에 완전히 타버린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지역 전반에 걸쳐 발생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했지만 이번 산불은 지역 한인 커뮤니티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산불이 발생하자 지역 한인 교계와 일부 한인 단체들이 보여준 즉각적인 대처는 두고두고 지역 한인사회의 미담거리로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요 한인 교회들은 윗치 크릭 산불이 랜초버나도 일대를 초토화시킨 22일부터 성전에 대피소를 마련하고 한인들의 안전을 챙겼으며 소개령이 해제돼 대피했던 한인들이 무사히 집에 돌아갈 때까지 안식처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이들 한인교회들은 현재 사랑의 헌금 모금운동도 펼치고 있다.
 또 한인회(회장 장양섭)는 산불이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카운티 중부지역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뉴스가 로컬 TV방송을 통해 보도되자 곧바로 비상재해대책위원회(위원장 이용일)를 구성하고 한인들의 피해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한편 구호금 모금 창구를 개설, 성금을 모으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뜻 있는 한인들의 정성도 답지했다. 지난 24일 최병효 LA 총영사가 한인회를 찾아 구호금을 전달한 데 이어 25일에는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의 김승리 회장 그리고 26일에는 LA 한인회의 남문기 회장이 한인회에 성금을 전달했으며 29일에는 LA은혜한인교회의 한기홍 목사가 정성을 보탰다.
 작지만 실속 있는 단체인 한미인권문제연구소 샌디에이고지회의 즉각적인 봉사활동도 빛났다. 최삼 회장은 지난 23일 한빛교회, 소망교회 등을 찾아 대피 한인들을 위해 도넛과 담요 100장을 전달했다.
 주영성 기자
 
 <사진설명>
 지난 23일 산불을 피해 샌디에이고 한인천주교회로 대피한 한인들이 교회 측이 정성껏 마련한 식사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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