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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타운은 배우기 열풍

중앙일보 0 8299 0 0
한인회·교회 중심으로 배움 열기 이끌어
  퀼트·컴퓨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 선보여
 
 
 샌디에이고 한인 커뮤니티에 ‘배우기’열풍이 불고 있다.
 불과 2년전까지만 해도 한인타운에는 지역 한인들이 여유롭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장소나 기회가 거의 전무 하다시피 했지만 최근 한인회나 교회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와 교양 강좌 프로그램 활발하게 운영되면서 한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비즈공예교실’과 ‘무료 기타강좌’를 운영하고 있는 샌디에이고 한인회의 장양섭 회장은 “한인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앞으로 더욱 많은 강좌를 준비해야겠다”면서 “특히 다음달부터는 컴퓨터 교실을 열어 지역 한인사회에서 ‘컴맹’을 추방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한인사회에서 불고 있는 배우기 열풍의 가장 큰 주체는 역시 교회다. 물론 교회에서 이 같은 문화강좌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선교에 있겠지만 샌디에이고 지역의 한인교회들이 개설하고 있는 강좌들은 신앙의 유무나 교파의 차이 등을 따지지 않고 모든 한인들에게 오픈돼 있어 더욱 참여가 활발하다.
 모 교회가 운영 중인 한 교양강좌의 경우에는 그 교회의 등록교인보다 타교회 교인이나 교회에 다니지 않는 한인들의 수가 훨씬 더 많았다. 또 다른 교회가 개설한 문화강좌에는 다른 종교를 믿고 있는 한인이 등록, 강습을 받다 아예 개종까지 하게 됐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그야말로 주최측의 ‘열린 자세’와 배우는 사람의 ‘순수한 자세’가 서로 조화를 이루며 바람직한 배움의 열풍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제 1기 붓글씨 강좌를 마친 예수마을교회의 이승종 목사는 “삶 속으로 직접 연결되는 사역을 할 수 있었던 아주 좋은 기회였다”고 말하고 “처음에는 붓만 들어도 손을 떨던 수강생들이 강의가 거듭될 수록 마음을 차분하게 진정시키고 서예원리를 터득해가면서 달필을 되는 모습을 확인할 때 정말 기뻤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한빛교회(담임 정수일 목사)는 아예 지난해부터 ‘문화학교’를 따로 두고 꽤나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현재 이 교회에서는 ‘풍성장식’, ‘셰도우 박스 만들기’, ‘퀼트강좌’, ‘사물놀이·장구 강습’ 등이 운영되고 있으며 최소한의 수강생만 확보되면 언제든지 개설이 가능한 ‘스패니시 강좌’와 ‘컴퓨터 강좌’도 준비돼 있다.
 샌디에이고 사랑교회(담임 박병섭 목사)도 상당히 활발하게 교양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타운에서 운영되고 있는 한인들을 위한 강좌 중 최다 수강인원을 확보해 화제가 된 이 교회의 ‘고전무용 강좌’는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고 ‘꽃꽂이 교실’과 ‘컴퓨터 교실’도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인회의 무료 기타강좌에 등록, 기타교습에 열중하고 있는 한인여성 안 모(보니타 거주) 씨는 “예전부터 기타를 배우고 싶었지만 그 동안 기회가 없어 번번히 포기해 왔다”면서 “최근 한인회관에서 기타강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와 함께 참여케 됐다”며 배움을 향한 투지를 불태웠다.
 이같이 샌디에이고 한인커뮤니티에는 최근 들어 다양한 강좌열풍이 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열풍을 장기적으로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무분별하게 비슷한 내용을 강좌를 남발하기 보다는 범커뮤니티적 차원의 체계적인 협조체제를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사진설명-1>
 한인회가 개설한 ‘무료 기타강습’에 참여한 한인들이 왕년의 명 기타리스트 김광수 씨의 지도에 따라 연주법을 배우고 있다.
 <사진설명-2>
 사랑교회가 운영중인 ‘고전무용 강좌’에 등록한 한인 여성들이 오지희 샌디에이고 무용협회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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