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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보면 까무라칠 '내맘대로 육아'

sdsaram 0 940
[ 이미나 기자 ] 나는 대한민국 워킹맘이다.

일도 열심히 하고 아이도 훌륭하게 키워내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지만 '이러다 둘 다 놓치는 거 아닌가' 하는 불안감과 매일매일 싸워가는 워킹맘이다.

개그콘서트에서 코너 두 개를 하며 나름 굉장히 바쁘게 지내던 때의 일이다.

새로 통과된 코너의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아 연일 야근회의를 하던 그때 하필이면 읽지 말아야 할 책을 읽었다. 하루에 적어도 3시간은 엄마냄새를 맡아야 아이의 정서가 안정된다는 내용의 육아지침서. 이현수님의 '엄마냄새'.

10시, 11시나 되어야 방송국 회의실에서 나와 부랴부랴 집에 가보면 그 어린애가 눈이 새빨개지도록 잠을 이겨내며 엄마를 기다리는 모습에 '이게 누구를 위한 삶인가' 좌절하고 있을 무렵 '엄마냄새'는 사약과도 같은 책이었다. 마치 그렇게 살려면 죽으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고급생명체를 낳아놓고 무책임하게 죽을 수는 없는 법.

나는 책을 던져버리는 대신 다시한번 정독하고 메모했다.

그리고 전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김경아식 육아를 실행하고 있다.

첫째, 난 선율이를 9시 전에 재워본 적이 없다. 직업이 직업인만큼 6시 칼퇴근을 할 수 없는 나는 아이는 9시전에 자야한다는 규칙을 과감히 생략하고 몇시에 오든 그로부터 3시간은 온전히 놀아준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야 한다는 육아상식은 내 사전에서 지운지 오래다. 그렇게 밤11시든 12시든 엄마랑 실컷 논 선율이는 '엄마 잘자. 좋은 꿈 꿔'를 해주지만 피곤함에 못 이겨 억지로 재운 날은 밤에 다섯 번까지 깨서 엄마를 미치게 한 적도 있다.

둘째 영양가 높은 음식을 만들어 먹일 시간에 나는 놀아준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드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나에게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배합된 식단을 차려주는 건 그야말로 '24시간이 모자라'는 일이다. 우유에 빵을 먹이는 날도 있고 계란후라이랑 김이랑 밥을 한그릇에 넣고 슥슥 비벼 주먹밥이라고 우기는 날도 있다. 그렇게 5분만에 만든 밥을 먹는 둥 마는 둥하며 어린이집 가기전까지 또 신나게 놀아준다. 내가 배짱 좋게 이럴 수 있는 이유는 며느리의 살림솜씨를 너무도 잘 아시는 시어머님이 틈틈이 잘 해먹이시기 때문이기도 하다.

셋째 난 사실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노는 것이다. 그림그리기는 애초에 내 취미였고 난 이상하게 동화책 읽어주는 게 너무 재미있다. 요즘 나오는 장난감은 어찌나 신기하고 재미있는지 가지고 놀다보면 또 사고 싶어 남편을 조를 정도다.

육아에 정답은 없다.

사랑의 매가 답인 시절도 있었고 가본적도 없는 프랑스식 육아가 유행인 시절도 있다.

범람하는 육아서와 엄마들의 정보들 사이에서 어떻게 키우는 게 옳은 건지 모르겠지만 김경아식 육아의 결론은 하나다. 적어도 어린이라고 불리는 시기까지는 노는 게 제일 좋은, 딱지치기에서 지는 게 제일 슬픈 우리 아이였음 좋겠다는 것.

어차피 이렇게 키워도 저렇게 키워도 내 맘대로 안되는 게 자식일게 뻔하니 속 편하게 키우는게 낫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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