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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수치심과 공포 느낀다면 그건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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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특별기획] 숨은 아동 인권 찾기

눈에 드러나는 아동에 대한 심각한 신체적 학대나 정서학대, 방임만큼이나 어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 바로 만성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동 학대다. 베이비뉴스(대표 최규삼)는 푸르니보육지원재단(이사장 송자)과 함께 어른들이 무의식중에 행하고 있는 행동들과 사회 구조물 가운데 우리 아이를 아프게 하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잘못된 행동을 살펴보고, 아이들의 인권을 되짚어보는 '숨은 아동 인권 찾기' 특별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그 여섯 번째로 아이의 훈육방법으로 널리 알려진 '타임아웃'의 부작용과 올바른 적용방법에 대해 짚어봤다.

◇ 정부세종청사 어린이집 교사의 아동 폭행 및 학대



세종시 정부청사 내 어린이집에서 '타임아웃'으로 인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지난 5월 사건 당시 보육교사들이 원아들에게 가한 아동학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CCTV 영상. 보육교사들이 한 아이를 장난감 씽크대 뒤에 가둬두고 나오지 못하게 막고 있고 있는 모습(사진 위)과 한 교사가 발로 아이를 구석에 몰아넣고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있는 모습이다. ⓒMBC '시사매거진 2580' 캡쳐

지난 5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내 운영 중인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폭행 및 학대 사건은 어린이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동의 인권이 교사에 의해 짓밟히고 있는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CCTV 화면에는 일부 교사는 바닥에 떨어진 음식물을 원아의 입에 강제로 집어넣거나 원아의 머리를 향해 수차례 공을 던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또한 낮잠을 자는 원아의 얼굴에 이불을 덮어버리는 모습도 있었다.

특히 교사 2명이 교실 구석에 원아를 세운 뒤 장난감 싱크대로 막아 가두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를 본 다른 아이가 친구를 꺼내달라며 몸부림치지만 교사들은 본채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발로 싱크대를 더 막아버리고 판자로 길목을 막아 나오지 못하게 했다. 이 같은 감금행위는 다음날 다른 아이에게도 이어졌다.

또 다른 아이에게는 한 교사가 발로 아이를 구석에 몰아넣고 오랫동안 가만히 앉아 있게 했다. 이 아이는 무려 7분 동안이나 그곳에서 꼼짝도 못한 채 서 있어야만 했다.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자 부모들은 2명의 보육교사를 모두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사건당시 아이의 얼굴에 반복적으로 공을 던지는 등의 신체적 학대를 가한 1명만 불구속 입건됐고, 1명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보육교사 B씨는 부모들을 상대로 명예 훼손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부모들은 이 교사가 신체적 학대를 하지 않았지만 아이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정서적 학대를 해왔다고 주장하며 검찰과 청와대 등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결국 경찰의 재조사가 이뤄졌고, 아동학대 판정을 의뢰받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추가로 건네받은 5일치 CCTV 영상을 재판독한 결과, 지난 19일 보육교사 B 씨의 아동에 대한 훈육 방법이 아동의 정서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B 씨가 아동복지법 제17조(금지행위) 제5항에 의해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한 것으로 판정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매우 활동적이며 정서발달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에 10분간 밀폐된 공간에 가두는 것은 정서발달에 부정적 감정을 형성할 수 있다. 30개월 미만의 아동이 나오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친숙한 어른(보육교사)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심을 유발하는 행위"라고 소견을 밝혔다.

◇ 타임아웃, 잘못 사용하면 정서학대 될 수도

아이를 구석에 세워놓고 아무런 활동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한 보육교사 B 씨의 행위는 이른바 타임아웃(time-out)을 잘못 적용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타임아웃은 제한된 시간이나 공간에서 혼자 앉거나 서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훈육방법으로 가정이나 어린이집 등에서 많이 쓰인다. 가장 흔히 알려져 있는 것이 '생각 의자'이다. 아이로 하여금 화난 감정을 진정시키고 흥분을 가라앉히고 아이 스스로 잘못을 찾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이다.

하지만 이러한 타임아웃은 매우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자칫 잘못 사용해 아이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무시하게 되면 정서학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언어적 모욕이나 정서적 위협, 감금이나 억제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에 속하는 정서학대는 마음의 상처가 평생 가는 경우가 많아 신체학대 못지않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눈에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도 아니고 당장 그 결과가 심각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유의해야 한다.

현재 아동복지법에는 정서학대를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정서학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훈육과 정서학대의 경계가 모호한 게 현실이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학대인 줄 몰라 학대 행위가 반복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박성연 서울언어치료센터 원장 겸 서울소아청소년발달연구소 소장은 "타임아웃은 아이가 잘못을 알게 하고 행동을 개선하도록 하는 게 목적이지, 벌을 줘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창피하게 만드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며 "잘못된 타임아웃을 적용했을 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느껴 일시적으로 효과를 보는 것 같이 보일 순 있지만 부정적인 정서가 형성돼 심리적인 위축을 초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원장은 "어린이집에서 학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아이들이 학대 교사를 잘 따르고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상담해보면 교사에 대해 극도로 거부감이나 공포심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다. 벌을 준 교사가 무서워 겉으로 좋아하고 잘 따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은 부정적 정서와 불안감을 갖고 있어서 커서도 자존감이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교사교육을 하다보면 보육교사들의 상당수가 타임아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아이가 잘못했을 때 한쪽 구석에 가 있으라고 하면서 놀이에서 제외시키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타임아웃을 사용할 땐 정확한 목적과 방법을 제대로 알고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타임아웃 사용 시엔 충분한 상호작용 있어야

푸르니보육지원재단의 '푸르니 신입교사 사전직무교육' 자료에 따르면 타임아웃은 영유아의 감정을 인정해주고 적절한 행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해주고 합리적 규칙을 제시했음에도 계속 흥분해 떼를 쓰거나 부적절한 반사회적 행동이 지속될 때 잠시 환경을 바꾸어 스스로 냉정을 찾게 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이 때 타임아웃의 공간은 조용하고 아이가 안전을 느낄 수 있어야 하며 반드시 성인이 같이 있어야 한다.

타임아웃 시간은 만 3~6세의 경우 1~2분이 적당한 것으로 본다. 오랜 시간동안 타임아웃을 하다보면 아이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으며 교사와 친구가 자기 때문에 화가 났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타임아웃 후에는 반드시 교사가 아이와 아이의 행동을 구분하고 있다는 것과 아이에게 변함없는 애정을 갖고 있음을 알려주고, 아이를 안심시켜줘야 한다.

푸르니보육지원재단 김온기 상무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수정하기 위해 부정적 강화를 주는 타임아웃은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며 "타임아웃을 사용할 경우에는 아이의 연령과 타임아웃 장소를 고려하고, 아이가 수치심이나 공포를 느끼지 않도록 상호작용을 한 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상무는 "잘못한 아이에게 무조건 '네가 잘못했으니 저기 가서 있다 와'라고 할 게 아니라 아이에게 무엇이 잘못된 행동인지, 왜 이렇게 잠깐 분리를 하려하는지 충분한 설명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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