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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거짓말해도 괜찮을까?

sdsaram 0 874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그런데 부모의 사소한 거짓말이 그 신뢰를 무너뜨린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생각하는 거짓말이 반복되면 아이는 더 이상 부모 말을 믿지 않는다. 부모자식 간 관계를 망치는 거짓말, 이대로 괜찮을까?

부모, 거짓말에 익숙해지다

생각해보면 우리 어릴 때도 부모님은 종종 거짓말을 했다. 부모님의 거짓말에 속아 매번 실망하면서 나중에 내 아이가 생기면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겠노라고 다짐도 했다. 하지만 부모의 거짓말이 나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잘 알면서도 우리 역시 아이들에게 사소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

보통 부모들이 하는 거짓말은 생각보다 뻔하다. '다음에 사줄게'부터 '주사 하나도 안 아파','다음에 꼭 놀이공원 함께 가자'등 매우 사소하고 단순하다.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했으나 사정이 생겨 못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지킬 생각 없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부모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대부분이 당장의 상황을 모면하거나 극단적인 방법으로라도 아이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서다. 아이한테 설명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설명한다 해도 아이가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쉬운 길인 '거짓말'을 택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가 사소하게 벌어지는 아이들과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잘 모른다는 것도 거짓말을 하는 이유다. 또한 아이들을 다루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거짓말이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하게 되고, 아이가 사실을 알게 되어도 '부모니까 괜찮아'라며 스스로를 합리화시킨다. 그렇게 부모는 사소한 거짓말에 익숙해지기 시작하고, 결국에는 아무런 죄책감 없이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가 생각하는 거짓말과 아이가 생각하는 거짓말은 다르다

부모들은 아이에게 하는 거짓말은 '진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니, 애초에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인식조차 못할 수도 있다. 그저 아이들을 보호하고 교육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여기엔 아이들은 '무능력한 존재'라는 부모의 생각이 깔려 있다. 설사 부모가 거짓말을 해도 아이는 괜찮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가 어려서 거짓말을 해도 기억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방심해선 안 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기억력이 좋다. 부모는 아이에게 한 말들을 기억 못할 수도 있지만 아이는 부모의 말을 잊지 않는다.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은 어른들에 비해 아이의 삶은 단순하고, 다른 누구도 아닌 부모가 한 말이기 때문에 결코 잊지 못하는 것이다.

문제는 아이와 부모의 경험 차이에서 비롯된다. 어른들은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혹여 누군가 거짓말을 해도 그간의 경험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는 거짓말에 익숙지 않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할 능력이 없다. 또한 아이들은 무엇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선의의 거짓말도 아이들에게는 그저 자신을 속인 거짓말로 기억된다.

거짓말이 부모와 아이를 망친다

거짓말이 아이들을 컨트롤하기 가장 쉬운 방법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아이의 정서 발달에 악영향을 미친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하는 대부분의 거짓말에는 '호랑이가 잡아간다', '거짓말하면 코가 길어진다'처럼 약간의 협박이 담겨 있다. 그리고 부모들은 그저 상황을 넘기기 위해서 하는 거짓말이지만 아이들은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많은 것이 살아 있다고 믿거나 들은 이야기, TV에서 본 것들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진짜와 가짜, 현실과 비현실을 제대로 분리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협박이 담긴 거짓말을 하면 공포심과 불안감이 생기고 심리적으로 점차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더 큰 문제는 거짓말로 인해 부모에 대한 믿음이 깨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듯이 아이들도 부모가 했던 말들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를 위한 선의의 거짓말일 수 있지만,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여기게 돼 결국 부모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부모의 거짓말은 곧 아이의 거짓말로 이어진다. 부모가 아이에게 대놓고 거짓말을 하라고 가르치진 않지만,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약속이나 신용에 대한 개념 형성에 방해를 받아 타인을 믿지 못하고 부모처럼 거짓말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다.

부모는 더욱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흔히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절대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자신이 하는 거짓말은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고 변명한다. 하지만 아이들 역시 자신의 거짓말은 부모를 위한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부모의 기분을 좋게 만들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이다. 결국 선의의 거짓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싶고 아이에게 신뢰를 잃고 싶지 않다면 부모가 먼저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 하지 않던가. 거짓말로 아이를 대하면 아이 역시 거짓말을 하고, 솔직한 말과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면 아이 역시 솔직하게 반응한다. 진정 아이를 위한다면 거짓말로 어물쩍 상황을 넘길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행동 교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이의 행동 변화를 위해서는 거짓말이 아니라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주지 못하는 이유, 아이가 현재 무언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찬찬히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와 대화할 때 마치 어른에게 말하듯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어렵게 말하라는 뜻이 아니라, 아이를 부모와 동등한 위치에 있는 인물로 대우하고 한마디를 하더라도 신중하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거짓말보다 과정이 길고 어려울 수 있지만 반복하다 보면 보다 효과적으로 아이의 행동을 개선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아이에게 자신도 모르게 거짓말을 했다면 지금이라도 아이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고 앞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겠노라고 약속을 하자. 아이에게 솔직함을 보여주는 것은 부모와 아이와 관계에서 꼭 필요한 요소다. 물론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아이를 위한다면 언제나 솔직해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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