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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은 금물! 얼음 넣은 와인도 맛있다

sdsaram 0 3459

편견은 금물! 얼음 넣은 와인도 맛있다

“와인에 얼음을 넣는다고요?”

와인 애호가 입장에서 와인에 얼음을 넣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어느 와인 애호가는 선보는 자리에서 와인에 얼음을 넣는 상대방을 보고 바로 퇴짜를 놓았다는 일화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마치 위스키에 얼음을 넣듯 와인에 얼음을 첨가하면 와인 고유의 향기와 맛은 사라지기에, 와인 애호가 입장에서 와인에 얼음을 첨가한다는 것 자체가 와인에 대한 모독이었다.

그러나 이젠 이 은연 중의 공식(?)을 무시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예 와인에 얼음을 첨가했을 때 더욱 좋을 맛을 주는 얼음 첨가가 가능한 와인이 나왔기 때문이다. 즉, 달고 진한 맛과 향기를 지닌 와인에 얼음을 첨가하여 더욱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여 와인을 만든 것이다.

호주 산 ‘로즈 마운트 오(Rosemount O)’는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뛰어난 실험정신을 보여주는 호주의 와인메이커는 더운 여름철 얼음을 첨가하여 시원하게 즐길 수 있도록 낮은 알코올 도수의 와인을 만들었다. 과실적인 향미와 함께 달콤하고도 상큼한 맛을 제공하는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인 것이다. 이 와인에 소다수와 레모네이드를 추가로 곁들이면 와인 칵테일처럼 즐길 수도 있다.

독일 산 “블루넌 핑크 아이스(Blue Nun Pink Icewein)” 란 와인도 얼음을 넣고 즐길 수 있다. 딸기시럽과도 같은 붉은 색상에 꿀 같이 달콤한 맛과 진한 농도의 이 와인은 주로 디저트 와인으로 즐기는 와인이다. 그러나 이 와인은 충분히 달콤하고 진한 맛을 지니고 있기에 와인에 얼음을 채워 시원하게 즐기기도 한다. 이러한 스타일의 농도가 진한 아이스 와인이나 포트와인 같은 달콤한 맛의 디저트 와인을 가지고 과일 빙수에 첨가하여 독특한 맛의 성인용 빙수를 즐기는 경우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매일 와인을 즐기는 프랑스에서도 와인에 얼음을 띄우는 경우가 실제로 많다. 주로 부르고뉴나 보졸레 지방 혹은 좀 더 남쪽 지방에 위치하고 있는 남 프랑스 와인을 가지고 얼음을 첨가하여 시원하게 즐기던 관례가 아주 오래 전부터 행해져 왔었다고 한다. 와인을 많이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피크닉 에서 미처 와인을 차갑게 준비하지 못했다면 얼음을 바로 띄어 즉석에서 시원하게 즐길 수도 있다.

경험상 얼음에 띄워 마시기 좋았던 와인의 공통적인 특징이라면 고급스러운 와인들 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과실적인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와인들 혹은 달콤한 맛이 많을수록 더욱 좋았다. 보졸레 지방에서 생산되는 가볍고 신선한 레드 와인이나 부르고뉴의 비싸지 않으면서도 영한 빈티지의 평범한 피노누아가 오히려 얼음을 띄워 즐기기에는 편하다. 웬만한 로제 와인도 얼음과 함께 하기에 무난하다.

그런데 단순히 와인에 얼음만 띄워 즐기기에는 좀 심심할 수도 있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으나, 물에 희석된 와인은 아무래도 밋밋하거나 싱겁게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와인 칵테일을 만들어 즐기기도 한다. 파인애플과 같은 달콤한 열대성 과일주스에 신선 감이 뛰어난 진저에일(Ginger ale)과 같은 청량음료와 취향에 맞는 레몬이나 오렌지, 라임과 같은 다양한 과일들을 첨가하고 달콤한 맛의 비싸지 않은 화이트 와인(예를 들면 뮈스까, 달콤한 리슬링 혹은 달콤한 맛의 게뷰르츠 트라미너와 같은 품종을 이용한 화이트 와인)을 첨가하여 얼음을 띄워 즐기는 것이다.

만약에 레드 와인을 사용한다면 파인애플 주스보다는 오렌지 주스나 감귤주스가 더욱 맛있을 수 있다. 이러한 와인 펀치를 우리는 ‘상그리아(Sangria)’라 부른다. 상그리아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미각적으로 달콤하고 시원한 상그리아는 한여름 밤 파티에서 충분히 즐거울 수 있는 여름 파티용 와인이다.

■ 최성순은

한땐 와인은 폼만 잡는 술이라고 무시했다. 그러던 그녀가 우연히 알게 된 와인의 끌려 아예 직업까지 바꿔버렸다. 1998년부터 와인 포탈사이트인 와인21닷컴(wine21.com)을 운영하면서 와인전문 칼럼을 쓰고 있다. 와인과 친해진 지 10년을 훌쩍 넘은 지금. 그녀는 거의 매일 와인을 즐기는데 분위기가 좋은 날엔 심하게 즐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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