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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테이션도 안했는데 룸메이트를 훤히 알다니…

sdsaram 0 2649

오리엔테이션도 안했는데 룸메이트를 훤히 알다니… 
 
 
“Facebook.com이 있잖아요”

요즘 대학 신입생들은 오리엔테이션도 하기 전에 룸메이트에 관해 훤히 꿰뚫고 있다. 생김새는 물론, 키, 몸무게도 알고 있고 각박함에 물들지 않은 넉넉한 인성의 소유자인지, 한번 마음이 통하면 잘 변하지 않는 진국인지도 이미 서로 알고 있다. 그 뿐인가. 셰익스피어에서부터 프로스트까지 꿰뚫고 있는 문학청년인지 아니면 종교나 철학에 더 마음을 기울이고 있는 사상가인지도 이미 간파하고 서로 다른 점을 조율할 채비를 하고 있다. 어떻게? 대학생들의 인기 있는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Facebook. com 덕분이다.

매일 온라인에서 만나
글·영상·전화로 대화
상대방의 모든 것 파악
만나기도 전에 틀어져
‘원수’되는 부작용도

대학들은 등록할 학생이 정해지면 신입생 각각에게 긴 질문서를 보낸다. 방은 잘 치우는 편인지, 몇 시에 잠자리에 드는지, 친구가 많아 방에 놀러올 또래들이 많은 편이지 등등을 질문한 다음 컴퓨터로 이들이 잘 맞을 것 같은 짝을 찾아 개학 전 상대의 전자메일과 연락처를 알려준다. 이들은 서로 전화나 e-메일로 연락, 기숙사에 필요한 물건을 서로 나눠서 구입하는 등 ‘동거 채비’를 하게 된다. 이들이 처음 조우하는 현장은 개학 전 대학에서 실시하는 오리엔테이션. 몇 가지 기본사항을 서로 알고 있다고는 해도 서먹서먹할 수밖에 없는 첫 만남이다. 여기까지는 2004년 Facebook.com이 생기기 전까지 대학 신입생의 풍속도였다.
요즘은? 오리엔테이션에서 만난 장래 룸메이트와 10년 지기 친구처럼 서로 얼싸안고 반가워하는 광경이 자주 눈에 띈다. 이들은 이미 여기까지 오기 전 매일 페이스북에서 만났고 일상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글로, 사진으로, 목소리로 이 사이트를 통해 조우해 왔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닷컴은 2004년 대학생만을 위한 사이트로 출발했으나 요즘은 eMarketer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 전국 17~25세 연령층의 가장 인기 있는 소셜 사이트로 급부상했다. 2007년 7월까지 아이비리그 예비신입생 70%가 이 사이트의 ‘클래스 오브 2011그룹’에 참여해 진학할 대학의 교수 등급, 룸메이트와의 교제, 교내 또래 모임의 동태 등을 이미 파악하고 9월에 등교했다.
2007년 봄 베로니카 글랩은 입학허가서가 온 몇 개의 작은 대학을 제치고 보스턴 유니버시티를 선택했다. 진취적 취향과 성향을 가진 그는 보수적인 분위기의 대학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되어 페이스북 닷컴을 통해 현재 재학 중이거나 이미 졸업한 3만8,000명의 동문들의 프로파일을 접했다. 뿐만 아니라 메시지 보드에 오른 수백 건의 토론 주제를 보고 “그 어떤 브로셔보다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오하이오 마리에타 칼리지 오리엔테이션 리더 애실리 월람은 “요즘은 뜸 들이는 법 없이 동아리그룹이 쉽게 형성된다”고 말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분위기 탐색이 이미 페이스북을 통해 끝났기 때문에 액션이 빠르다는 해석이다.
물론 부작용이 없는 것도 아니다. 개학 전 이미 이 사이트를 통해 탐색전을 펼치다가 뭔가가 틀어져 룸메이트끼리 중간고사까지 말 한마디 하지 않다가 시험이 끝나면 ‘룸메이트 이혼’이 신청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몸으로 부딪혔으면 생기지 않았을 일이 영상으로 전해지다가 생긴 오해를 풀지 못해서 발생하는 일이기도 하다. 또 ‘룸메이트의 10대 괴이한 일’이라는 내용에는 누드로 잠을 잔다던지, 버터에 앨러지가 있다든지 등의 개인 사생활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무례가 범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이 사이트는 고교생들에게까지 그 인기를 더 해가고 있는데 이들은 대학으로 진학한 그룹 선배들이 어디에서 무슨 활동을 하고 있는지 이 사이트를 통해 찾아내 교제를 하고 있다.

“선배”라고 부르며 친한 척… 알고보니 블로그 단골

MIT 2학년생 로라 니콜슨은 샤워장에서 타월을 두르고 나오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신입생이 “나, 선배 잘 알아요. 블로그에 나왔었지요?”라며 대뜸 아는 척을 한다. 니콜슨은 이미 이런 일에 익숙하다. MIT에서는 학생 8명당 한 명은 블로그를 만들어 이벤트나 일상을 올려놓는다. 이 블로그는 MIT 어드미션 웹사이트와 연결되어 있어 지원자들은 쉽게 재학생들의 일상을 자신의 방에서 눈여겨 볼 수 있다. 니콜슨 또한 자신이 참석한 의상파티에서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 클래스에 이르기까지 자세한 소식을 이 블로그에 올려놓고 있다.
2004년 MIT는 혁신적으로 재학생들의 블로그를 학교 웹사이트와 연결, 지원자들에게 재학생들의 생활을 선보여 주고 있는데 요즘은 존스 홉킨스, 코넬, 다트머스 등 많은 명문 대학들이 이에 합세하고 있다.
MIT의 이런 프로그램을 관장하고 있는 입학사정관 벤 존스는 “이런 사이트가 지원자들에게 현장감을 제공하고 있다”며 물론 모든 학생의 블로그가 연결되는 것은 아니고 신중하게 선별해서 줄을 잇고 있다고 말한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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