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신앙 코너

도토리 한 알

라일락 0 2107
겨울을 대비해 열심히 도토리를 모으러 다니는 다람쥐가 있었습니다. 다람쥐는 겨우내 지낼 곳을 미리 마련해 놓고 도토리를 저장해 둘 창고까지 완비해 두었습니다.
부지런히 일한 다람쥐는 금세 창고를 가득 채우고 남을 정도로 도토리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남은 도토리를 그냥 버리기도 아깝고 혹시 창고에 있는 것만으로는 모자라지 않을까 걱정됐던 다람쥐는 인근의 땅 속에 도토리들을 띄엄띄엄 묻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창고에 있는 도토리만으로도 무사히 겨울을 날 수 있었기에 심어놓은 도토리에 대해서 다람쥐는 까맣게 잊었습니다.
다시 여름이 되고 가을이 되자 다람쥐는 다시 도토리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작년에 묻어놓았던 도토리들이 떠올랐습니다. 아직도 그 자리에 도토리들이 잘 있나 궁금했던 다람쥐는 기억을 뒤따라 심어놓았던 땅을 모두 파헤쳐 보았습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그 많던 도토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1년 전에 다람쥐가 심어놓았던 도토리들은 이미 모두 큰 나무로 자라 있었기 때문입니다.
땅에 심지 않는다면 도토리는 그냥 도토리일 뿐입니다. 도토리 뿐만 아니라 아무리 작은 씨앗이라도 땅에 심기우면 큰 나무로 자라게 됩니다. 머지않아 몰라볼 정도로 훌륭히 성장하는 재목들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자신을 위해 열심히 씨앗을 모으기보다 씨앗을 심는 사람이 됩시다.
글쓴이에게 쪽지보내기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