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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식당 '업주 손바뀜' 잦다

한국일보 0 9082 0 0
샌디에고 콘보이 한인 타운에서 한인 업주가 운영하고 있는 식당 중 창업 당시 업주가 지금까지 당소 상호를 유지하고 있는 곳은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샌디에고 유일의 한인 방송국인 KTSD 방송국과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콘보이 한인 타운에서 한인 업주가 운영하고 있는 곳은 22개 업체로 한식당이 19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일식당(2)과 중식당(1)이 각각 그 뒤를 이었다.

또한 창업 업주가 지금까지 당시 상호를 그대로 유지한 채 영업을 하는 곳은 최근 1년 내에 오픈한 곳을 포함해 4개 업소 뿐이며 나머지는 18개 업소는 업주 및 상호가 변경되거나 업종이 변경된 곳이다.

콘보이 한인 타운에서 28년 동안 식당업에 종사한 지선희(73)씨에 따르면 콘보이 한인 타운에는 84년 오픈한 코리아 하우스가 한인 업주가 운영하는 최초 한인 식당이었다. 그리고 3년 뒤인 86년에 지금은 옛골로 명칭이 바뀐 ()아리랑 하우스가 문을 열었고, 80년 말에 중식당 최초로 지금의 월미도 자리에 럭키 하우스가 영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90년대 들어서면서 한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이 줄줄이 창업을 하면서 오늘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그리고 이후 식당들의 변화가 시작된다.

첫 번째 변화로는 업주가 아예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면서 업종이 아예 바뀌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콘보이 한인 타운에서 최초로 중식으로 문을 연 럭키 하우스다.

럭키 하우스는 지난 80년대에 콘보이 한인 타운에서 가장 먼저 자장면을 선보인 곳으로 식당을 운영하던 배의강 씨는 지난 2007년 뉴저지에서 이주해 온 나기윤 씨에게 식당을 매각했다.

이후 나 사장은 대대적인 내부 공사를 마친 후 상호를 월미도로 문을 열어 활어전문점인 독도횟집(구 삼학횟집)과 더불어 활어 양각 시대를 열었다.

다음으로는 업주들의 자체적인 변화다.

한인 사회에 최초로 1999년도에 순두부 전문점으로 문을 열고 인기몰이를 하던 소공동 순두부 대표 정상훈 씨.

2002년 정 사장은 자신의 친 형에게 소공동 순두부를 넘기고 지금의 마포 주물럭 자리에 카페 안단테를 오픈하고 영업을 하다 이듬해 2003년 국수마을로 업종을 변경한다. 그리고 다시 6년 뒤인 2008년 지금의 마포 주물럭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

이외에도 식당 업주가 바뀐 사례는 이 곳 업계에서는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식당 업주가 자주 바뀌거나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우선 시설에 대한 제약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마포 주물럭 정 사장은 기존 시설을 그대로 인수하는 편이 새로 시설을 만드는 것보다 비용이나 시간적인 면에서 훨씬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따라서 식당업을 하려는 사람입장에서는 기존 식당을 인수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한인 특유의 가족중심체제의 비즈니스를 운영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한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대다수 한식당 경우 남편이 주방장으로 아내와 식구들은 홀 서비스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다시 말해 식당업의 경우 언어에 큰 장애를 받지 않는 다는 점과 더불어 큰 기술적 투자 없이도 창업 혹은 인수가 가능하다는 이점 때문이다.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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