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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 부르는‘음주운전’… 한인들 왜 자꾸만…

한국일보 0 2289 0 0

재판대기 중 자살·한국 도주하려다 체포 등 

 

순식간 인생 구렁텅이로… 애꿎은 남도 피해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행하는 음주운전이 다른 사람의 인생은 물론 자신의 인생까지 파멸로 몰아갈 수 있습니다”

한인사회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유발해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갈 뿐 아니라 그 충격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거나 구렁텅이에 빠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어 음주운전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일부 한인들의 인식에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난 8월25일 베벌리힐스에서 함께 술을 마신 뒤 각자 차를 몰고 가다 58세 행인을 치여 숨지게 한 뒤 그대로 도주했다가 이후 발각돼 한 달여만에 체포된 한인 2명의 케이스(본보 10월3일자 A1면 보도)도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LA 카운티 검시국에 따르면 당시 뺑소니 치사 혐의로 체포돼 기소된 한인 남성 정모(45)씨는 지난 16일 스티븐슨랜치의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시국은 정씨가 헬륨으로 채워진 플라스틱 봉지로 얼굴을 감싼 채 발견됐고 사인은 질식사라고 전했는데,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인 수사당국은 정씨가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씨는 체포·기소된 후 보석금 10만달러를 내고 풀려나 재판을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특히 정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손모(46·여)씨는 사고 당일 자신의 차를 몰고 정씨 뒤를 따르다 같은 남성을 차로 쳤고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지난 1일 한국으로 출국하려다 LA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사고당시 손씨는 운주운전 전력으로 무면허 상태였고 도주를 시도해 가중처벌 등 500만달러 보석금이 책정된 채 구금된 상태다.

이처럼 한인 관련 음주운전 인명사고는 잊을만하면 계속된다. 지난 3월 라스베가스 인근 불더 하이웨이에서는 한인 이모(22)씨가 벤츠 승용차를 몰다가 닛산 베르사 승용차와 충돌해 10대 자매가 숨졌다.

라스베가스 메트로경찰국은 사고 당시 이씨가 음주상태로 고속질주해 사고를 냈다며 그를 중범 혐의로 체포했다. 2014년 7월 포모나 지역에서는 한인 이모(25)씨가 BMW 승용차를 타고 음주운전을 하다가 갓길에서 자전거를 타던 50대 남성을 치어 숨지게 했다.

지난해 11월 뉴욕 퀸즈 지역에서는 심모(23)씨가 음주상태로 BMW 차량을 몰면서 추돌사고를 내고 하이웨이를 역주행하는 도주극도 벌였다. 음주운전으로 인명사고를 유발한 뒤 한국 등으로 도주했다 송환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지난해 11월 시카고 쿡 카운티 법원은 1996년 10월 일리노이주 바틀렛 지역 국도에서 43세 여성을 치고 한국으로 도주한 한인 송모(75)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사고당시 송씨는 만취상태로 차를 몰다가 길가에 고장난 차량을 세우고 있던 여성을 숨지게 했다.

지난 2009년 12월 오렌지카운티 샌타애나 지법은 2005년 현대자동차 주재원으로 근무하다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내고 한국으로 달아난 이모(42)씨를 송환해 징역 9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이씨는 사고 당시 오토바이 추돌사고를 일으켜 오토바이 운전자 23세 남성이 숨졌다.

이처럼 한인 음주운전 사례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술에 관대한 한인사회 문화’가 첫 번째 이유로 꼽혔다. 현재 음주운전에 걸린 한인 30명을 교육하는 김스 운전학교 김응문 원장은 “음주운전과 관련 사고는 과음과 인식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가주에서 운전자의 혈중 알콜농도가 0.08% 이상일 경우 현장에서 체포되고 검찰은 기소한다. 21세 이하 운전자는 0.01%만 넘어도 처벌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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